학습

미결제약정 읽는 법 — 거래량과 함께 보는 수급의 힘

미결제약정(OI)이 체결 한 건마다 어떻게 늘고 줄고 그대로인지 네 가지 경우로 따져 보고, 거래량과의 차이, 가격 방향과 묶어 읽는 네 조합과 그 한계, 롤오버·만기 구간에서 잔량이 이동하는 방식을 정리한다.

거래량이 늘었다는 소식만으로는 알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그 거래가 새로 들어온 돈인지, 있던 포지션이 빠져나가는 돈인지입니다. 둘은 정반대인데 거래량 숫자는 똑같이 커집니다.

이 구분을 해 주는 지표가 미결제약정(Open Interest, OI)입니다. 개념은 한 줄로 끝납니다. 아직 정리되지 않고 시장에 살아남아 있는 계약의 수입니다. 중요한 것은 정의가 아니라 이 숫자가 언제 늘고 언제 줄고 언제 그대로인가이고, 여기서 대부분의 오해가 생깁니다.

체결 한 건이 미결제약정을 바꾸는 네 가지 경우

선물 거래에는 항상 매수자와 매도자가 있습니다. 그리고 각자는 새로 포지션을 만드는 중이거나 있던 포지션을 정리하는 중입니다. 두 사람의 상태를 조합하면 경우의 수는 넷뿐입니다.

매수 측매도 측미결제약정거래량
신규신규늘어남늘어남
신규정리그대로늘어남
정리신규그대로늘어남
정리정리줄어듦늘어남

표에서 곧바로 드러나는 사실이 있습니다. 거래량은 네 경우 모두 늘어나지만 미결제약정은 늘거나 줄거나 그대로입니다. 즉 거래량은 얼마나 손이 바뀌었는지만 알려 주고, 새 돈이 들어왔는지는 미결제약정만 알려 줍니다.

가운데 두 줄이 특히 중요합니다. 활발히 거래되는데 미결제약정이 꿈쩍도 하지 않는다면, 시장 안에서 포지션의 주인만 바뀌고 있다는 뜻입니다. 새로운 참여자가 들어오는 국면이 아닙니다.

거래량과 미결제약정은 다른 시제의 지표다

거래량미결제약정
세는 대상그날 체결된 계약 수지금 살아 있는 계약 수
시제하루 동안의 흐름특정 시점의 잔량
매일 초기화안 됨(누적)
알려 주는 것활동의 양포지션의 두께

당일 들어갔다 당일 나오는 거래는 거래량을 두 배로 부풀리지만 미결제약정에는 아무 흔적을 남기지 않습니다. 반대로 조용한 날에도 포지션이 꾸준히 쌓이면 미결제약정은 계속 늘어납니다. 두 숫자가 어긋날 때가 오히려 정보가 많은 순간입니다.

가격과 묶어 읽는 네 조합

미결제약정 단독으로는 방향을 말하지 않습니다. 가격 방향과 짝지어야 성격이 보입니다.

가격미결제약정흔한 해석
상승증가새 매수가 유입되며 상승에 힘이 실리는 국면
상승감소기존 매도가 되돌려지며 나온 되돌림성 상승
하락증가새 매도가 유입되며 하락에 힘이 실리는 국면
하락감소기존 매수가 정리되며 나온 소진성 하락

여기서 반드시 붙여야 할 단서가 있습니다. 이 표는 확정 신호가 아니라 가설을 세우는 틀입니다. 미결제약정은 매수와 매도를 합친 잔량이라 어느 쪽이 신규였는지를 구분해 주지 않습니다. “새 매수가 들어왔다”는 해석은 가격이 올랐다는 사실과 합쳐서 추정한 것이지, 데이터 자체가 말해 주는 내용이 아닙니다.

투자자별로 누가 사고팔았는지를 보려면 미결제약정이 아니라 거래소가 공표하는 투자자별 매매동향을 함께 봐야 합니다.

”매수세가 늘었다”는 말이 성립하지 않는 이유

여기서 한 걸음 더 들어가면 흔한 오해 하나가 정리됩니다.

선물 계약은 반드시 매수 한 명과 매도 한 명이 짝을 이뤄 성립합니다. 그래서 시장 전체의 매수 잔량과 매도 잔량은 항상 정확히 같습니다. 미결제약정이 늘었다는 것은 매수 포지션과 매도 포지션이 같은 수만큼 함께 늘었다는 뜻입니다.

“미결제약정이 늘었으니 매수세가 강해졌다”는 문장은 그래서 성립하지 않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같은 가격대에서 반대 방향으로 견해가 갈린 참여자가 그만큼 늘었다는 뜻입니다. 방향성을 읽으려면 잔량 자체가 아니라 가격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며 그 잔량이 쌓였는지를 함께 봐야 합니다.

이 성질은 뒤집어 보면 유용합니다. 미결제약정이 큰 폭으로 늘어난 구간의 가격대는 양쪽 모두 물려 있는 가격대입니다. 그 가격대가 다시 시험받을 때 한쪽의 정리 주문이 몰릴 수 있다는 의미로 읽는 방식이 여기서 나옵니다. 확정적인 예측은 아니지만, 잔량 숫자를 방향 신호로 오독하는 것보다는 훨씬 근거가 있는 해석입니다.

롤오버 시기에는 합계로 봐야 한다

만기가 다가오면 근월물 미결제약정이 줄고 원월물 미결제약정이 늘어납니다. 포지션이 다음 결제월로 옮겨 가는 롤오버입니다.

이때 근월물만 보면 “포지션이 대거 정리되고 있다”는 잘못된 결론에 이릅니다. 실제로는 옆 계약으로 이사하는 중일 뿐입니다. 이 구간에서는 개별 결제월이 아니라 전 결제월 합계를 봐야 시장 전체의 포지션 두께가 늘고 있는지 줄고 있는지가 보입니다.

반대로 합계까지 줄고 있다면 그때는 진짜 이탈입니다. 근월물 감소분이 원월물 증가분으로 얼마나 넘어갔는지를 비교하면 롤오버의 진행 정도와 실제 이탈을 분리할 수 있습니다.

만기에는 결국 0이 된다

미결제약정은 계약이 살아 있는 동안의 숫자이므로, 최종거래일이 지나면 그 결제월의 잔량은 소멸합니다. 만기까지 남은 잔량은 현금결제로 정리됩니다.

그래서 만기 직전 근월물 미결제약정이 유난히 많이 남아 있으면, 그만큼의 포지션이 짧은 시간 안에 정리되거나 옮겨져야 한다는 뜻이 됩니다. 만기일 장 막판 변동성이 커지는 배경 중 하나입니다. 여기에 프로그램 매매의 차익거래 잔고 청산이 겹치면 수급이 한쪽으로 몰립니다.

어디서 보나

코스피200 선물의 결제월별 미결제약정과 거래량은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서 공표됩니다1. 증권사 화면에도 표시되지만, 결제월별로 나뉜 값인지 전 결제월 합계인지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앞 절에서 본 것처럼 롤오버 구간에서는 이 구분 하나로 해석이 정반대가 됩니다.

정리

  • 미결제약정은 아직 정리되지 않고 살아 있는 계약의 잔량입니다.
  • 체결 한 건은 양측이 모두 신규일 때만 잔량을 늘리고, 양측이 모두 정리일 때만 줄입니다. 한쪽만 신규면 거래량만 늘고 잔량은 그대로입니다.
  • 거래량은 하루치 활동량이고 미결제약정은 누적 잔량이라, 두 숫자가 어긋날 때 정보가 많습니다.
  • 가격 방향과 묶은 네 조합은 가설을 세우는 틀이며, 어느 쪽이 신규였는지는 알려 주지 않습니다.
  • 롤오버 구간에서는 개별 결제월이 아니라 전 결제월 합계를 봐야 이사와 이탈이 구분됩니다.
  • 만기가 지나면 해당 결제월 잔량은 소멸하며, 남은 잔량이 많을수록 만기 부근 수급이 몰립니다.

참고 자료

  1.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

본 글은 공개된 개념과 공표 통계의 구조를 정리한 참고용·교육용 자료이며, 특정 종목·시점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지표 해석은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지며, 투자 판단과 그 결과의 책임은 이용자 본인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