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 캘린더 스프레드 — 근월물과 원월물의 가격 차이 읽기
같은 코스피200 선물인데 결제월마다 가격이 다른 이유, 캘린더 스프레드의 정의와 부호, 보유비용이 스프레드를 결정하는 구조, 배당락 구간에서 스프레드가 뒤집히는 이유, 롤오버 비용이 곧 스프레드인 까닭을 정리한다.
주식은 한 종목의 호가창이 하나입니다. 선물은 다릅니다. 같은 코스피200 선물이라도 결제월이 다른 여러 계약이 동시에, 서로 다른 가격으로 거래됩니다.
이 가격 차이가 캘린더 스프레드입니다. 어느 계약을 보고 있느냐에 따라 화면의 숫자가 달라지므로, 스프레드를 모르면 같은 지수를 두고 서로 다른 가격을 이야기하게 됩니다. 스프레드가 왜, 얼마나 벌어지는지는 우연이 아니라 구조로 정해집니다.
결제월이 여럿이라는 것부터
코스피200 선물의 결제월은 한국거래소 상품명세상 3월, 6월, 9월, 12월입니다1. 즉 분기마다 새 계약이 만기를 맞고, 그 뒤로 여러 결제월 계약이 줄지어 상장돼 있습니다.
- 근월물: 만기가 가장 가까운 계약입니다. 거래가 가장 활발한 주력물인 경우가 많습니다.
- 원월물: 그다음 결제월 이후의 계약입니다. 만기까지 남은 기간이 더 깁니다.
만기가 다가오면 거래의 중심이 근월물에서 원월물로 옮겨 갑니다. 이 이동이 롤오버입니다.
캘린더 스프레드의 정의와 부호
캘린더 스프레드는 만기가 다른 두 계약의 가격 차이입니다. 관행적으로 원월물에서 근월물을 뺀 값으로 봅니다.
캘린더 스프레드 = 원월물 가격 − 근월물 가격
부호가 상태를 말해 줍니다. 양수면 원월물이 더 비싸고, 음수면 근월물이 더 비쌉니다. 부호 규약은 시장·자료마다 반대로 쓰기도 하므로, 남의 자료를 볼 때는 어느 쪽에서 어느 쪽을 뺐는지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같은 시장 상태를 두고 정반대 부호가 찍혀 있을 수 있습니다.
스프레드를 결정하는 것은 보유비용이다
두 계약의 가격 차이는 감이나 심리가 아니라 보유비용으로 설명됩니다. 지수 현물을 만기까지 들고 가려면 돈을 빌려야 하니 금리가 들고, 그동안 배당은 받습니다. 순비용은 금리에서 배당을 뺀 값입니다.
보유비용 ≈ (금리 − 배당수익률) × 잔존기간
원월물은 근월물보다 잔존기간이 깁니다. 그래서 같은 계산에서 보유비용이 더 많이 붙고, 금리가 배당보다 높은 평시라면 원월물이 근월물보다 비싼 것이 자연스러운 상태입니다. 스프레드가 양수인 것이 이상한 일이 아니라 기본값에 가깝다는 뜻입니다. 같은 논리를 현물과 선물 사이에 적용한 것이 베이시스와 이론가이고, 캘린더 스프레드는 그 논리를 두 선물 계약 사이에 적용한 것입니다.
여기서 실무적으로 유용한 감각이 하나 나옵니다. 스프레드는 시간이 지나면 반드시 줄어듭니다. 잔존기간이 짧아지기 때문입니다. 근월물이 만기에 닿는 순간 그 계약의 보유비용은 0이 되고, 스프레드는 다음 결제월 기준으로 다시 계산됩니다.
배당이 스프레드를 눌러 앉히는 구간
국내 지수는 배당이 특정 시기에 몰립니다. 배당락을 사이에 낀 결제월 구간에서는 배당수익률이 금리를 눌러 순보유비용이 작아지거나 음수가 됩니다.
그러면 원월물이 근월물보다 싸지는 상태, 즉 스프레드가 좁혀지거나 부호가 뒤집히는 상태가 나타납니다. 이것을 시장 심리가 나빠진 신호로 읽으면 오독입니다. 배당이 어느 구간에 걸쳐 있는지를 먼저 확인해야, 스프레드 변화가 수급 때문인지 달력 때문인지 구분됩니다.
여기에 수급 요인이 겹칩니다. 특정 결제월에 매도가 몰리면 그 계약만 상대적으로 눌리고, 그 결과 스프레드가 이론값에서 벗어납니다. 스프레드를 볼 때 달력 요인과 수급 요인을 분리해서 보는 것이 핵심입니다.
롤오버 비용이 곧 스프레드다
롤오버는 근월물을 정리하고 원월물로 옮기는 일입니다. 이때 파는 가격과 사는 가격이 다르므로, 두 계약의 가격 차이가 그대로 롤오버의 실질 비용 또는 수익이 됩니다.
매수 포지션을 들고 있다고 해 보겠습니다. 스프레드가 양수라면 싼 근월물을 팔고 비싼 원월물을 사게 되므로 그 차액만큼 비용이 발생합니다. 반대로 스프레드가 음수인 구간에서는 같은 롤오버가 수익이 됩니다. 매도 포지션이라면 부호가 정반대로 뒤집힙니다.
장기간 포지션을 이어가는 경우 이 비용이 분기마다 누적됩니다. 지수 방향을 맞혔는데도 성과가 기대에 못 미치는 흔한 이유 중 하나가 여기에 있습니다.
지금 어느 계약이 주력물인가
스프레드를 보려면 두 계약을 골라야 하는데, 그 기준이 되는 주력물이 고정돼 있지 않습니다.
평소에는 근월물이 주력물입니다. 그러나 만기가 가까워지면 거래와 잔량이 원월물로 넘어가고, 어느 시점부터는 원월물이 더 활발해집니다. 이 교체가 일어나는 시기는 매번 조금씩 다르고 달력에 표시돼 있지도 않습니다.
판단 기준은 두 가지입니다. 결제월별 거래량과 미결제약정입니다. 둘 다 원월물 쪽이 앞서기 시작했다면 시장의 무게중심이 이미 옮겨 간 것입니다. 이 시기에 “선물 가격”이라고 인용된 숫자가 어느 계약의 값인지 확인하지 않으면, 스프레드만큼 어긋난 값을 근거로 삼게 됩니다.
차트 서비스가 제공하는 연결 선물(여러 결제월을 이어 붙인 계열)을 볼 때도 같은 문제가 생깁니다. 이어 붙이는 시점에 스프레드만큼의 단차가 생기므로, 그 단차를 가격 변동으로 오인하면 안 됩니다. 이어 붙이는 방식은 서비스마다 다릅니다.
스프레드로 볼 수 있는 것과 볼 수 없는 것
볼 수 있는 것. 시장이 금리와 배당을 어떻게 반영하고 있는지, 롤오버가 어느 정도 진행됐는지를 가늠할 수 있습니다. 이론값에서 크게 벗어난 스프레드는 특정 결제월에 수급 쏠림이 있다는 신호가 되기도 합니다.
볼 수 없는 것. 스프레드는 지수의 방향을 말해 주지 않습니다. 두 계약 모두 같은 기초자산을 따라가므로, 스프레드가 벌어지든 좁혀지든 지수가 오를지 내릴지와는 별개입니다.
주의할 것. 원월물은 근월물보다 거래가 훨씬 한산합니다. 호가 폭이 넓어 표시 가격만 보고 계산한 스프레드가 실제 체결 가능한 값과 다를 수 있습니다. 만기가 먼 계약일수록 이 차이가 커집니다.
스프레드 자체를 거래하는 방식도 있습니다. 한쪽 만기를 사고 다른 만기를 파는 식으로 짜면 지수 방향 위험이 상당 부분 상쇄되고 두 계약의 가격 차이 변화만 남습니다. 다만 방향 위험이 줄어든 만큼 기대 폭도 작아지므로, 작은 차이를 노리기 위해 계약 수를 늘리다 증거금 부담이 커지는 구조가 되기 쉽습니다.
정리
- 코스피200 선물의 결제월은 3·6·9·12월이고, 여러 결제월 계약이 서로 다른 가격으로 동시에 거래됩니다.
- 캘린더 스프레드는 원월물에서 근월물을 뺀 값이며, 부호 규약은 자료마다 반대일 수 있으니 확인이 필요합니다.
- 스프레드의 기본값은 잔존기간에 비례하는 보유비용(금리 − 배당)이고, 시간이 지나면 반드시 줄어듭니다.
- 배당이 몰린 구간에서는 순보유비용이 작아져 스프레드가 좁혀지거나 뒤집힙니다. 심리 신호로 오독하기 쉬운 지점입니다.
- 롤오버할 때 두 계약의 가격 차이가 그대로 비용 또는 수익이 되며, 장기 보유 시 분기마다 누적됩니다.
- 스프레드는 지수 방향을 알려 주지 않습니다. 원월물 호가가 얇다는 점도 함께 봐야 합니다.
참고 자료
- 한국거래소, 코스피200 선물 상품명세
본 글은 공개된 상품명세와 개념을 정리한 참고용·교육용 자료이며, 특정 종목·시점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실제 스프레드는 배당 시점·금리·수급에 따라 달라지며, 투자 판단과 그 결과의 책임은 이용자 본인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