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재고를 두 배로 쌓는 동안 마이크론은 D램 5분의 1을 2030년까지 묶었다
신학기 창에서 맥북에어만 출고가 밀렸다. 애플 미국 스토어를 직접 재보니 기본 구성 중 맥북 네오와 맥북프로는 재고가 있고 맥북에어 두 종만 두세 주가 걸린다. 이유를 따라가면 마이크론이 적자를 낸 해에 설비투자를 삼분의 일 넘게 줄인 기록과, 그 뒤 물량을 오년치 취소 불가 계약으로 미리 팔아 둔 구조가 나온다. 값을 눌러 받아내는 조달 방식이 물량 순번을 확보해 주지 못하는 국면을 공시와 실적 발표 원문으로 짚는다. 매매 판단은 제시하지 않는다.
8월 12일 오전, 애플 미국 온라인스토어에서 노트북 여섯 구성의 출고 표시를 직접 읽었다. 699달러짜리 맥북 네오와 1,999달러짜리 맥북프로는 오늘 나가고, 그 사이 가격대에 있는 맥북에어 두 종만 두세 주 뒤에 나간다.
신학기는 노트북이 가장 많이 팔리는 창이다. 그 창에서 애플이 가장 많이 파는 노트북만 줄 뒤로 갔다. 이유를 따라가면 애플의 이번 분기 생산 계획이 아니라 삼 년 전 메모리 회사의 재무제표에 닿는다.
기본 구성 넷을 같은 조건에서 비교했다
| 제품 | 구성 | 통합 메모리 | 저장 | 표시가 | 출고 |
|---|---|---|---|---|---|
| 맥북 네오 | 기본 | 8GB | 256GB | 699달러 | 재고 있음 |
| 맥북프로 14형 M5 | 기본 | 16GB | 1TB | 1,999달러 | 재고 있음 |
| 맥북에어 13형 M5 | 기본 | 16GB | 512GB | 1,299달러 | 2~3주 |
| 맥북에어 15형 M5 | 기본 | 16GB | 512GB | 1,499달러 | 2~3주 |
| 맥북프로 14형 M5 | 주문제작 | 24GB | 1TB | 2,199달러 | 1~2주 |
| 맥북에어 13형 M5 | 주문제작 | 24GB | 512GB | 1,499달러 | 3~4주 |
위쪽 네 줄이 이 표에서 무게를 갖는다. 넷 다 애플이 재고로 굴리는 기본 구성이라 같은 조건에서 비교되기 때문이다. 저장용량도 이 정렬을 만들지 않았다. 1TB를 담은 맥북프로가 512GB를 담은 맥북에어보다 먼저 나가기 때문이다.
아래 두 줄은 메모리를 24GB로 올린 구성인데, 여기서 늘어난 시간을 메모리 탓으로 돌릴 수는 없다. 애플은 기본 구성을 벗어난 주문을 받고 나서 만들기 때문에 평시에도 주문제작에는 몇 주가 붙는다. 참고로만 둔다.
마이크론은 적자를 낸 해에 설비투자를 삼분의 일 넘게 줄였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공시를 직접 뽑아 계산했다. 마이크론은 2023 회계연도에 매출이 307.6억 달러에서 155.4억 달러로 반토막 났고, 매출총이익이 -14.2억 달러로 내려갔다. 총이익률로 환산하면 -9.1%다.
| 마이크론 회계연도 | 매출 | 매출총이익 | 총이익률 | 설비투자 |
|---|---|---|---|---|
| 2022년 | 307.6억 달러 | 139.0억 달러 | 45.2% | 120.7억 달러 |
| 2023년 | 155.4억 달러 | -14.2억 달러 | -9.1% | 76.8억 달러 |
| 2024년 | 251.1억 달러 | 56.1억 달러 | 22.4% | 83.9억 달러 |
| 2025년 | 373.8억 달러 | 148.7억 달러 | 39.8% | 158.6억 달러 |
적자가 나자 설비투자를 120.7억 달러에서 76.8억 달러로 줄였다. 36.4%, 금액으로 44억 달러다.
메모리 신규 캐파는 장비 발주에서 양산까지 수년이 걸린다. 그래서 2023년에 깎인 투자는 2026년에 없는 웨이퍼로 돌아온다. 지금 맥북에어 앞에 놓인 것이 그 빈자리다. 삭감액 중 얼마가 PC용 D램 캐파였는지는 공시가 나누어 주지 않으므로, 이 글은 삭감의 방향과 시점만 근거로 쓴다.
여기에 AI 서버 수요가 겹치면서 공급사들은 남은 캐파를 마진이 높은 서버와 HBM으로 돌렸다. 그래서 PC용 D램에 남는 물량이 줄었고,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이 재배분 때문에 올해 세계 노트북 출하가 13.6% 감소할 것으로 본다.1
그 투자를 누가 자르게 만들었는지를 두고 두 회사가 서로를 가리킨다
마이크론은 공급 부족의 원인을 고객 쪽으로 돌렸다. 수밋 사다나 마이크론 최고사업책임자는 메모리 침체기 당시 일부 고객사가 바닥 수준의 가격을 요구했고 그 결과 설비투자가 위축됐다며, 그런 방식은 건설적이지 않았다고 말했다.2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도 6월 30일 방송 인터뷰에서 2023년에 메모리 값이 기존의 삼분의 일 수준까지 떨어졌다며 기업이 돈을 벌지 못하면 투자도 할 수 없다고 밝혔다.3
두 사람 모두 애플을 실명으로 부르지 않았다. 애플로 읽는 것은 시장의 해석이고, 그 해석이 서는 근거는 애플이 조달 물량을 지렛대로 최저가를 받아내 온 관행이다.2
애플은 공을 되넘겼다. 팀 쿡 당시 애플 최고경영자는 6월 25일 맥과 아이패드 가격 인상을 알리며 사십 년간 겪어 본 적 없는 메모리 값 급등에 따른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설명했고4, 7월 30일 실적 발표에서는 마지못해 가격을 올렸다며 메모리 가격에서 백 년에 한 번 오는 홍수라 부를 만한 상황에 있다고 말했다.5
마이크론은 취소 불가 계약으로 예치금을 미리 받아 뒀다
공방보다 중요한 것은 그동안 물량의 소유권이 바뀌었다는 사실이다. 마이크론은 전략적 고객 계약 열여섯 건을 맺어 최소 계약 매출 약 1,000억 달러를 확보했다. 대부분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오 년짜리이고 취소가 되지 않으며, 고객이 물량을 가져가지 않으면 마이크론이 예치금에서 회수한다. 예치금만 220억 달러다. 이 계약이 묶은 것은 마이크론 D램 물량의 약 20%, 낸드 물량의 약 삼분의 일이다.6
트렌드포스도 같은 구조를 서버 쪽에서 확인했다. 미국 클라우드 사업자 여럿이 다년 장기계약을 맺어 공급사가 이들에게는 값을 올리지 못하고, 따라서 3분기부터 인상은 장기계약이 없는 고객과 계약 물량 밖 추가분으로 옮겨간다.7
두 계약의 성격은 다르다. 마이크론 계약은 해마다 넘길 물량을 약정하므로 물량이 계약서에 적힌다. 클라우드 사업자 계약에서 확인된 것은 가격 인상을 막는 효력까지다. 그래도 결론의 방향은 같다. 계약서에 이름을 올린 고객은 물량이나 가격 중 하나를 미리 확보했고, 그 밖에 선 고객은 남은 것을 놓고 경쟁한다. 값을 이기는 것과 순번을 이기는 것이 여기서 갈라진다.
쿡은 장기계약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모건스탠리의 에릭 우드링 애널리스트가 7월 30일 실적 발표에서 다년 장기계약 추진 여부를 직접 물었다. 쿡은 장기계약을 언급하지 않은 채 수량과 매출과 마진을 본다는 가격 원칙으로 답했다.5 마이크론도 계약 상대를 공개하지 않았으니, 애플이 어느 쪽에 서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확인되는 것은 애플이 실제로 한 일이다. 증권거래위원회 공시를 뽑아 보면 애플 재고는 2025년 9월 57억 1,800만 달러에서 2026년 6월 110억 9,200만 달러가 됐다. 직전 분기 대비 64.4%, 전년 동기 대비 87.2% 늘어난 값이다.
쿡의 설명이 여기 붙는다. 공급을 앞당겨 끌어와 왔고 어느 지점에서는 거기에 한도가 있다는 것이다.5 오 년을 계약으로 잠그는 것과 몇 분기를 재고로 사 두는 것은 성격이 다르다. 앞의 것은 물량과 가격 상한을 함께 얻고 유연성을 내준다. 뒤의 것은 유연성을 지키고 순번을 내준다.
이 재고에서 메모리 몫을 떼어낼 근거는 공시에 없다. 애플은 금액만 신고하고 원재료와 완제품을 나누지 않으며 품목별 수량도 주지 않는다. 그래서 이 글은 재고 증가를 애플이 어딘가에서 조달을 앞당겼다는 정황으로만 읽는다.
앞당겨 확보한 물량을 어디에 태우느냐는 그다음 선택이다. 지금 애플 앞에는 창이 두 개 나란히 있다. 하나는 8월 신학기고 다른 하나는 9월 아이폰 신제품이다. 둘은 같은 모바일 D램을 쓴다. 그것이 물량을 아끼려는 선택이었는지는 지금 자료로 가려지지 않는다. 물건이 모자라 판촉을 접은 회사와 물량을 아끼려 판촉을 접은 회사는 바깥에서 같은 모양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값에서 이긴 쪽이 순번에서 지고 있다
여기서부터는 위 사실을 묶은 우리 판단이다.
메모리 값을 끝까지 눌러 받아내는 전략은 공급이 남아돌던 시장에서 옳았다. 그 시장에서 그 전략은 원가를 낮추고 이익률을 지켰고, 2023년 마이크론의 총이익률 -9.1%가 그 압력이 어디까지 갔는지를 보여준다. 애플의 6월 분기 총이익률은 관세 환급을 걷어내고도 48.1%다.5 값 자체로는 여전히 이기고 있다는 뜻이다.
바뀐 것은 공급사가 이익을 지키는 방법이다. 마이크론은 값을 올리는 데서 멈추지 않고 물량을 오 년치 계약으로 잠갔고, 경영진 설명에 따르면 가격 하한을 과거 어느 사이클의 최고 마진보다 높은 수준에 걸었다.6 이 구조에서는 매 분기 최저가를 받아내는 능력이 물량을 확보해 주지 못한다. 계약서에 이름이 없으면 남는 것을 받기 때문이다.
애플의 대응은 이 변화를 따라가지 않았다. 공시와 약관에서 확인되는 대응은 셋이다. 재고를 두 배로 쌓았고, 값을 올려 이익률을 방어했고, 신학기 판촉에서 맥북에어 혜택만 줄였다. 셋 다 단기 이익률에는 맞는 선택이지만 순번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부담이 어디로 갔는지도 분명하다. 6월 25일 맥북에어 13형은 1,099달러에서 1,299달러가 됐다. 같은 사양에 200달러, 18.2% 인상이다.4 신학기 기프트카드는 맥북프로가 150달러인데 맥북에어는 100달러다.8 2024년 같은 기프트카드 방식에서는 맥북에어도 150달러였다.9 프로모션 개시일은 지난해 6월 17일에서 올해 7월 16일로 스물아홉 날 밀렸고, 6월에 599달러에서 699달러가 된 맥북 네오는 대상에서 빠졌다.8 값을 올린 곳도 혜택을 줄인 곳도 물건이 늦는 곳도 전부 학생이 사는 기계다.
애플 자신은 다른 병목을 지목한다
쿡은 7월 30일 지금의 주된 공급 제약이 자사 반도체를 만드는 선단 공정이라고 말했고, 근본 원인으로는 수요 예측을 들었다. 아이폰과 맥이 예상보다 훨씬 잘 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6월 분기 맥 매출은 103억 5,200만 달러로 역대 6월 분기 최고였다.5
이 설명은 총량을 말하고 우리 관측은 순번을 말한다. 선단 공정이 만들 수 있는 총 대수의 천장을 정하고, 그 아래에서 어느 제품부터 내보낼지는 부품 조달 사정과 제품별 배정이 가른다. 한 스토어의 하루치 관측으로 둘의 몫을 나눌 수는 없다.
왜 하필 맥북에어인가에 대해서는 산수가 답의 일부를 준다. 맥북에어는 애플 재무책임자가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노트북이라 부르고5 마크 거먼 블룸버그 기자가 애플에서 가장 많이 나가는 맥이라 적은 기계이며10, 16GB를 기본으로 싣는다. 부족분이 생기면 총 소요량이 큰 라인부터 조정 압력을 받는다. 거먼은 애플이 기본형 14형 맥북프로를 앞세우고 일부 판촉 자료에 맥북에어는 재고 상황에 따른다는 문구를 넣었다고 전했다.10
국내 세트도 이미 값을 올렸다
같은 압력이 국내에도 걸려 있다. 삼성전자는 4월 갤럭시 북6 시리즈 출고가를 올렸는데 인상 폭이 가장 큰 모델은 90만원이었다. LG전자 그램 16형은 314만원에서 354만원이 됐다. 12.7% 인상이다.11
이 사슬의 끝에서 값이 오르면 대수가 줄고, 대수가 줄면 메모리 회사들이 내년에 팔 물량이 깎인다. 그런데 이번 사이클에는 앞선 사이클에 없던 층이 하나 끼어 있다. 마이크론 D램의 약 20%가 2030년까지 취소 불가 계약으로 팔려 있고 예치금까지 걸려 있다.6 그래서 수요가 꺾일 때 충격이 어느 물량부터 때리는지가 과거와 달라진다. 이 구도가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는 아직 관측된 적이 없다.
앞으로 무엇을 보고 판정할 것인가
첫째, 애플이 다년 장기계약을 맺는지다. 쿡의 후임인 존 터너스 체제에서 계약 체결이 확인되면 조달 방식을 바꾼 것이고, 재고만 계속 쌓이면 기존 방식을 유지하는 것이다. 이 글의 판단이 맞는지 틀리는지가 여기서 갈린다.
둘째, 9월 분기 재고와 맥 매출과 총이익률이 함께 어디로 가는지다. 기준선은 6월 말 재고 110억 9,200만 달러다. 맥 매출이 꺾였는데 재고가 완만하게만 줄고 총이익률이 가이던스 범위 안에서 버티면, 팔 수 있는 물량을 뒤로 미룬 쪽에 가깝다. 재고가 급하게 빠지면서 총이익률이 하단을 깨면 정말 모자라서 태운 쪽이다.5
셋째, 맥북에어 리드타임이 8월 말까지 좁혀지는지다. 같은 구성을 여러 지역에서 반복 관측해 유지되면 조달 쪽 제약으로 기울고, 지역별로 흩어지면 물류와 재고 배치 문제에 가깝다. 신학기 창이 닫힌 9월에 빠르게 정상화되면, 물량이 그 창을 건너뛰어 다른 제품으로 갔다는 쪽에 무게가 실린다.
자체 산출 데이터
| 코드 | 출처 | 기준일 | 산식 |
|---|---|---|---|
| O1 | apple.com 미국 온라인스토어 제품 페이지의 Delivery 또는 Ships 표시 문자열 | 2026-08-12 08시 24분부터 26분 사이 관측 (KST) | 표시값 그대로 옮김. 가공 없음 |
| M1 |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XBRL, Micron Technology (CIK 0000723125) 매출·매출총이익·유형자산 취득액 | FY2022부터 FY2025까지 각 회계연도 | 공시값 그대로 |
| M2 | 위 M1 공시값 | 같음 | 총이익률 = 매출총이익 ÷ 매출. 설비투자 삭감률 = (76.8 − 120.7) ÷ 120.7 |
| A1 |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XBRL, Apple Inc. (CIK 0000320193) 재고자산 | 2025-06-28, 2025-09-27, 2026-03-28, 2026-06-27 | 공시값 그대로 |
| A2 | 위 A1 공시값 | 같음 | 직전 분기 대비 = (11,092 − 6,747) ÷ 6,747. 전년 동기 대비 = (11,092 − 5,925) ÷ 5,925 |
리드타임 표시는 구성과 색상과 조회 지역과 시점에 따라 바뀐다. 위 관측은 미국 스토어 단일 시점의 값이며 시계열이 아니다. 마이크론 설비투자 삭감액 중 PC용 D램 캐파 몫, 애플 재고 중 메모리 몫, 애플의 장기공급계약 체결 여부는 공개 자료로 확인되지 않으며 이 글은 그 셋을 확정 사실로 쓰지 않았다.
참고 자료
- 트렌드포스, 3분기 메모리 계약가 전망
- 머니투데이방송, 애플·마이크론 공방
- 머니투데이, 마이크론 최고경영자 발언
- AP, 애플 맥·아이패드 가격 인상
- 애플 FY2026 3분기 실적 발표 전문
- 톰스하드웨어, 마이크론 장기공급계약
- 트렌드포스, 장기계약과 가격 인상 경로
- 애플, 2026년 교육 프로모션 약관
- 맥루머스, 애플 신학기 프로모션 연도별 정리
- 블룸버그 파워온, 마크 거먼
- 한국경제, 메모리값 폭등에 노트북 가격 줄인상
-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XBRL, 애플 재고자산
-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XBRL, 마이크론 매출총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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