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누르기 방지법, 정부는 자기 시뮬레이션의 120곳 기준을 세법에 넣었다
2026년 세제개편안에 들어간 주가 누르기 조항을 정부 원문과 금융위·거래소 세부기준안으로 대조한다. 저PBR 요건은 거래소가 만든 두 문턱 가운데 좁은 쪽인 면제특례 배제기준과 대응하고, 정부 자체 시뮬레이션으로 그 대상은 약 120곳이다. 평가액 산식에서 시가의 1.3배가 어떤 조건에서 결정값이 되는지, 원안의 순자산가치 80퍼센트 하한과는 무엇이 다른지 짚는다. 매매 판단은 제시하지 않는다.
발표 사흘 만에 여당이 보완 법안을 냈다
정부가 2026년 8월 3일 발표한 세제개편안에 ‘주가 누르기’를 겨냥한 조항이 들어갔다1. 상속과 증여를 앞둔 최대주주가 일부러 주가를 눌러 세금을 줄이는 관행을 상속세 및 증여세법으로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1년 넘게 국회에 계류돼 있던 의원 법안이 마침내 정부안으로 옮겨 붙은 모양새였다.
그런데 발표 당일 밤, 그 법안을 처음 만든 의원이 “당혹감을 감추기 어렵다”고 했다2. 이튿날에는 거버넌스 단체가 “저PBR 상장사에 오히려 면죄부”라는 논평을 냈고3, 사흘째에는 여당의 다른 의원이 국회 소통관에서 보완 법안을 따로 발의했다4. 방송에 나온 두 명의 시장 전문가는 같은 단어를 썼다. 방지가 아니라 방조라는 것이다.
이 소동의 중심에는 정부가 스스로 계산해 둔 숫자가 있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7월 28일 저PBR 기업 공표제도 세부기준안을 내놓으면서 간이 시뮬레이션 결과를 함께 공개했다5. 2026년 5월 기준으로 일반 공표기준에 해당하는 기업이 약 220곳, 그중에서도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공시해도 공표 면제를 받을 수 없는 최악 등급이 약 120곳이었다. 8월 3일 세제개편안이 저PBR 추정요건으로 가져온 것은 뒤쪽, 120곳짜리 기준이다.
미리 선을 그어 둔다. 이 120곳은 법 전체의 적용 대상이 아니라 저PBR 요건 하나에 걸릴 수 있는 기업의 규모다. 정부안에는 중복상장·교환사채 발행과 주가 급락을 결합한 별도의 행위요건이 있고, 그쪽 대상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실제로 세금이 달라지는 것은 이 가운데 상속이나 증여가 실제로 일어나고 국세청 심의까지 통과한 경우뿐이다.
왜 주가를 누르는가
문제의 뿌리는 세법이 상장주식과 비상장주식을 다르게 평가한다는 데 있다.
비상장주식은 계산으로 평가한다. 1주당 순손익가치와 순자산가치를 3대 2로 가중평균하되 부동산과다보유법인은 2대 3으로 하고, 그 값이 1주당 순자산가치의 80퍼센트에 미달하면 80퍼센트를 하한으로 삼는다. 반면 상장주식은 시장이 이미 값을 매겼다고 보고 평가기준일 전후 각 2개월, 총 4개월간 종가의 평균을 그대로 쓴다1.
이 차이가 승계에서 벌어진다. 순자산 100억짜리 회사의 시가총액이 100억이면 상속재산가액도 100억이다. 상속 시점에 시가총액을 50억으로 눌러 놓으면 평가액도 50억이 된다. 회사의 실체는 그대로인데 과세 기준만 절반이 된다.
정부가 개정안에서 문제 행위로 지목한 것은 중복상장과 교환사채 발행이다1. 8월 6일 방송에서 박시동 경제평론가는 여기에 악재 공시와 호재 공시 지연을 더했고, “우리 회사에 횡령이 났다는 걸 스스로 공시하는 회사들도 많다”고 말했다. 전날 방송에서 곽상준 매트릭스투자자문 대표는 기업들이 주식시장을 상속과 증여의 수단으로 쓰는 것이 한국 증시 저평가의 배경이라고 말했다. 두 발언 모두 방송 진술이고, 개별 기업의 조세회피 의도를 입증한 자료는 아니다.
다만 유인의 방향은 산식만으로도 분명하다. 평가기준일 전후 4개월의 주가가 낮을수록 세 부담이 줄어드는 구조에서, 승계를 앞둔 지배주주에게 주가 부양은 비용이고 주가 정체는 이익이다. 그 비용과 이익이 일반주주에게는 정반대로 작동한다.
정부안은 이렇게 설계됐다
정부안의 골격은 세제개편안 상세본 164쪽에 있다1. 두 요건 중 하나에 걸리면 주가 누르기로 추정하고, 국세청 평가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확정되면 새 평가방법을 적용한다.
| 구분 | 내용 |
|---|---|
| 추정요건 1 (저PBR) | 최근 13반기 중 12반기의 PBR이 업종별 하위 25퍼센트(코스피) 또는 10퍼센트(코스닥) |
| 추정요건 2 (행위) | 최근 1년간 중복상장·교환사채 발행 등 부정적 행위 + 시가가 과거 6개월·1년·2년·3년 평균 최대치의 70퍼센트 이하 |
| 요건 1 평가방법1 | Max{현행 시가 × 1.3, 6개월·1년·2년·3년·4년·5년·6년·6년6개월 각 기간 종가 평균} |
| 요건 2 평가방법 | Max{6개월·1년·2년·3년 각 기간 종가 평균} |
| 심의 | 국세청 평가심의위원회. 납세자가 조세회피 목적 없음을 입증하면 현행 평가방법 유지 |
| 시행 | 2027년 4월 1일 이후 상속 개시분·증여분 |
정부 문답자료의 예시는 이렇다. 현행 시가 10, 6년6개월 평균이 19인 기업이라면 평가액은 10에서 19로 올라간다6. 설계만 보면 강력하다. 그리고 이 구조에서 평가액이 현행보다 낮아지는 경우는 없다. 비판의 대상은 방향이 아니라 폭이다.
첫 번째 문제: 정부는 두 기준 중 좁은 쪽을 골랐다
정부 문답자료는 저PBR 요건에 대해 “금융위·거래소에서 추진 중인 저PBR 기업 명단공표 기준 반영”이라고 밝혔다6. 그 말은 사실이다. 다만 거래소 기준은 하나가 아니라 둘이다.
7월 28일 세부기준안은 GICS 11개 업종을 쓰면서 두 개의 문턱을 뒀다5. 명단에 오르는 일반 공표기준은 누적 3년, 즉 6반기 동안 코스피 하위 25퍼센트 또는 코스닥 하위 10퍼센트다. 그리고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공시하면 1년간 공표를 면제해 주는데, 누적 6년 즉 12반기 동안 같은 구간에 머문 기업은 그 면제조차 받지 못한다. 6반기 중 한 반기만 기준을 웃돌면 7번째 반기를 확인하는 규칙도 있고, 12반기 기준에는 13번째 반기를 확인하는 같은 로직이 붙는다.
세제개편안이 가져온 “13반기 중 12반기”는 뒤쪽, 면제특례 배제기준과 같은 구조다. 명단 공표의 문턱이 아니라 그 명단 안에서도 가장 오래 눌려 있던 집단을 과세 대상으로 삼은 것이다.
정부 자신의 간이 시뮬레이션이 두 문턱의 무게 차이를 보여 준다. 2026년 5월 기준으로 일반 공표기준 해당 기업은 약 220곳(코스피 130, 코스닥 90), 면제특례 배제 대상은 약 120곳(코스피 80, 코스닥 40)이다5. 세법이 6반기 기준을 택했다면 대상이 두 배 가까이 넓어졌을 자리에서, 12반기 기준을 택했다.
민간 추정도 같은 자리에 도착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과 얼라인파트너스는 정부안의 장기 저PBR 요건에 해당하는 기업을 코스피 84곳에서 87곳, 코스닥 43곳, 합쳐 130곳 안팎으로 추정했다3. 대상 기업의 평균 PBR은 코스피 0.27배, 코스닥 0.29배이고 평균 시가총액은 코스피 5,557억 원, 코스닥 1,173억 원이다. 정부의 120곳과 민간의 130곳은 산출 주체가 다른 별개 추정인데 같은 자릿수에 도착했다.
원안과의 대비는 더 크다. 이소영 의원안은 순위가 아니라 절대기준이었다. 상장주식 시가가 1주당 순자산가치의 80퍼센트에 미달하면 비상장주식 평가방법을 준용하고 하한을 순자산가치의 80퍼센트로 둔다7. 국회 검토보고는 2025년 10월 기준으로 이 기준에 해당하는 기업이 코스피와 코스닥 상장사 2,521곳 가운데 1,053곳, 전체의 41.8퍼센트라고 분석했다8. 이 수치는 법무법인 뉴스레터가 인용한 국회 검토보고를 재인용한 것이고, 원 보고서의 PBR 산식과 결측기업 처리는 확인하지 못했다.
두 숫자를 나란히 놓을 때 주의할 것이 있다8. 1,053곳과 120곳은 기준일도 산출 주체도 선별 조건도 다르므로 같은 모집단이 줄어든 수치가 아니다. 그리고 어느 쪽이든 실제 세금이 달라지는 것은 그중 상속이나 증여가 실제로 발생한 주식뿐이다. 두 숫자가 말해 주는 것은 감소율이 아니라, 규율 방식이 절대평가에서 상대순위로 바뀌면서 잠재 대상의 자릿수가 달라졌다는 사실이다.
이소영 의원은 반기 요건 쪽을 짚었다. 13반기 중 12반기이므로 두 개 반기만 기준선을 벗어나면 추정요건 자체를 피한다는 것이다2. 이훈기 의원은 정부안이 “주가 누르기 기업으로 분류되지 않는 세금 회피 기준을 친절히 안내해 주는 꼴”이라고 했다4. 박시동은 이를 순위 게임으로 설명하면서 “코스닥에서 하위 10등을 하고 있는데 조금만 올려서 11등만 되면 면제된다”고 말했다. 실제 요건은 순위 10등이 아니라 업종별 하위 10퍼센트이므로 경계 순위는 업종별 기업 수에 따라 달라지지만, 남들보다 조금만 덜 눌리면 빠져나간다는 구조 자체는 그대로다.
두 번째 문제: 30퍼센트 할증이 결정값이 되는 자리
걸렸다고 치자. 그러면 얼마를 더 내는가.
요건 1에 걸린 기업의 평가액은 현행 시가에 1.3을 곱한 값과 8개 기간 평균 중 큰 값이다1. 산식만 보면 1.3배는 상한이 아니라 하한이다. 과거 어느 기간의 평균이 그보다 높으면 그 값이 적용되고, 정부 문답자료의 예시가 바로 그런 경우다.
그렇다면 언제 1.3배가 결정값이 되는가1. 여덟 개 기간 평균이 모두 현재 시가의 1.3배를 넘지 않을 때다. 오랫동안 주가가 지금 수준에 머물러 있었거나 오히려 내려온 기업이 여기에 해당한다.
주의할 것은 12반기 저PBR이 곧 12반기 주가 정체를 뜻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1. PBR은 주가와 순자산의 비율이므로, 순자산이 빠르게 늘어난 회사는 주가가 꽤 올라도 계속 업종 하위에 머물 수 있다. 그런 기업은 과거 평균이 현재가보다 높아 1.3배를 넘는 값으로 평가된다. 반대로 순자산이 정체된 채 주가만 눌린 기업에서는 1.3배가 그대로 결정값이 된다. 대상 집단에서 어느 쪽이 다수인지는 기업별 가격 자료로 백테스트해야 알 수 있고, 그 계산은 아직 공개된 바 없다.
후자에 해당하는 회사를 놓고 계산해 보자. 순자산 100억짜리 회사의 시가총액이 10억이고 주식 전부가 한꺼번에 이전된다고 단순화하면, 주식 평가액은 13억이다. 박시동은 “할증이 3억, 순자산 대비로는 3퍼센트짜리 페널티”라고 했다. 곽상준은 같은 계산을 다른 배율로 했다. 순자산 1조짜리 회사를 1,000억으로 눌러 놓으면 페널티를 받아 봐야 1,300억을 기준으로 세금을 낸다는 것이다. 이소영 의원의 표현은 “PBR이 0.1인 회사는 0.13을 기준으로 세금을 내면 된다”였다9.
원안이라면 이 회사의 평가액은 최소 80억이다. 순자산가치의 80퍼센트가 하한이고 보충적 평가 결과에 따라 그보다 높아질 수 있다. 하한만 비교해도 정부안의 13억보다 여섯 배 이상이다.
여기서 집계의 함정 하나를 피해야 한다. 거버넌스포럼의 추정으로는 대상 기업의 평균 PBR이 코스피 0.27배다3. 그렇다고 이 집단의 평가 PBR이 일제히 0.35배가 되는 것은 아니다. 평가액은 기업마다 두 값 중 큰 쪽을 고르는 구조라, 먼저 기업별로 계산한 뒤에 평균을 내야 한다. 말할 수 있는 것은 여기까지다. 장기 평균이 시가의 1.3배를 넘지 않는 기업에 한해, PBR 0.27배는 0.35배로 조정된다. 순자산 대비 3분의 1 수준이다.
여기에 최대주주 할증평가가 별도로 있다. 정부 문답자료의 계산 예시에는 “최대주주 20퍼센트 할증평가는 제외하고 계산”이라는 단서가 붙어 있어6, 실제 부담은 예시보다 크다. 다만 상증법상 최대주주 할증평가는 중소기업과 일정 요건의 중견기업, 최근 3년 계속 결손법인 등에는 적용되지 않고, 신설 조항의 평가액에 이 할증이 어떤 순서로 얹히는지는 정부 조문안이 공개돼야 확정된다.
세 번째 문제: 장기 억제 유인이 남는다
평가액이 시가의 1.3배와 기간별 평균 중 큰 값이라는 구조에는 방향이 하나 들어 있다1. 과거 어느 기간의 평균이 높았던 기업일수록 평가액이 올라간다. 반대로 오래 낮게 유지해 온 기업은 1.3배에서 멈춘다.
거버넌스포럼이 이 지점을 짚었다. 정부안대로라면 “장기간에 걸쳐 주가를 더 적극적으로 누르는 것이 지배주주 입장에서 필요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3. 곽상준이 이 법을 “주가 누르기 장려법”이라 부른 근거도, 박시동이 “그 어떤 비난을 감수하고라도 주가를 낮추는 게 더 이득”이라고 한 근거도 같은 산식에서 나온다.
정확히 말하면 유인이 뒤집히는 것은 아니다. 현행법에서도 주가가 낮을수록 세 부담이 낮고, 정부안이 적용된 평가액이 현행 평가액보다 낮아지는 일은 없다. 정부안은 누를 유인을 줄인다.
반대 방향의 힘도 분명히 있다. 장기 평균을 끌어오는 규칙은 단기 조작의 효과를 지운다. 이미 과거 평균이 높게 쌓인 기업은 지금부터 주가를 눌러도 그 평균을 즉시 지울 수 없다. 승계를 코앞에 두고 몇 달 동안 악재를 쏟아내는 방식은 정부안 아래에서 통하지 않는다. 이것이 이 조항의 실질적 성과다.
문제는 그 힘의 반대편에 남는 것이다. 줄이는 폭이 30퍼센트에 그치고, 그 30퍼센트마저 피하는 방법이 “더 오래, 더 깊이”라는 점이다. 다만 장려법이라는 결론이 성립하려면 몇 가지가 함께 참이어야 한다. 지배주주가 6년 넘게 주가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어야 하고, 승계 시점을 그만큼 앞서 선택할 수 있어야 하며, 장기간 저평가를 유지하는 데 따르는 자금조달 비용과 경영권 방어 부담보다 절세 이익이 커야 한다. 이 조건들을 검증한 자료는 없고, 지금까지 나온 것은 이해관계자의 논평과 방송 발언이다. 확실한 것은 무엇을 하면 걸린다고 규정하는 순간 그 밖의 모든 경로가 안전지대가 된다는, 규제 설계의 익숙한 문제가 여기서도 반복된다는 사실이다.
네 번째 문제: 소명 통로와 과세요건의 확정성
추정요건에 걸려도 끝이 아니다. 국세청 평가심의위원회에 상정되고, 납세자가 조세회피 목적이 없었음을 입증하면 현행 평가방법이 유지된다1.
입증의 문턱이 어디인지는 아직 없다. 시행령과 심의 실무에서 정해진다. 박시동은 “저희는 고의가 아니었습니다라고 해명만 하면 빠져나갈 길을 열어줬다”고 했다. 시행령이 나오기 전이므로 이 평가는 예단이지만, 예단이 나올 만큼 재량의 여지가 조문에 남아 있는 것은 사실이다. 반대로 이 통로는 누르지 않았는데 업황 때문에 저PBR인 기업을 구제하는 장치이기도 하다. 넓으면 회피가 열리고 좁으면 오탐이 늘어난다.
이소영 의원은 여기서 헌법 문제를 제기했다. 과세 여부가 국세청 위원회의 재량 판단에 달리면 조세법률주의에 어긋난다는 주장이다10. 위헌 여부는 신설 조문이 추정요건과 반증 방법, 시행령 위임 범위를 얼마나 구체적으로 규정하느냐에 달려 있어 지금 단계에서 판정할 수 없다. 부당행위계산 부인처럼 추정과 반증을 결합한 기존 규정들이 이미 유지되고 있다는 점도 함께 봐야 한다.
박시동의 지적은 다른 층위다. 소명 이전에 요건 자체가 타인의 행위에 연동된다는 것이다. 업종별 순위는 내가 무엇을 했느냐만이 아니라 같은 업종의 다른 회사들이 무엇을 했느냐에 따라 바뀐다. 내가 가만히 있어도 옆 회사가 더 눌리면 나는 요건에서 빠져나온다.
행위요건 쪽에도 지적이 있다. 중복상장과 교환사채 발행은 이미 자본시장 규율의 대상인데 세법이 다시 지목하는 것이 실효를 더하느냐는 것이다. 다만 자본시장법상 규율과 상증세법상 평가는 목적과 효과가 다르므로, 이 지적을 “한 게 없다”는 결론까지 밀고 갈 근거는 아직 없다.
정부의 반론
정부의 설명은 두 갈래다.
절대기준을 버린 이유는 업종별 편차다. 국회 검토자료에 인용된 2026년 5월 기준 업종별 평균 PBR은 부동산업 0.32배, 금융업 0.65배, IT서비스업 1.40배, 제약업 2.95배다11. 일률적인 0.8배를 적용하면 부동산업은 누르지 않아도 대부분 걸리고 제약업은 크게 눌러도 걸리지 않는다. 세부담 형평성 문제가 실재한다는 뜻이다12.
순자산가치 평가를 쓰지 않은 이유는 비용이다. 매번 전문평가기관의 평가가 필요해 납세 부담이 커지므로, 상장주식은 시장 가격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시가주의 과세원칙에 맞는다는 입장이다13.
두 반론 모두 근거가 있다7. 특히 평가비용 반론은 원안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PBR 0.8배 미만인지 판정하려면 순자산가치를 산정해야 하고, 해당되면 비상장주식 평가방법까지 준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업종별 편차 문제는 상대순위 말고도 업종별로 다른 절대기준을 두는 방식으로 접근할 여지가 있고, 정부가 그 대안을 검토했는지는 공개된 자료로 확인되지 않는다.
남은 절차
정부안은 8월 20일까지 입법예고를 거쳐 9월 3일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1. 국회 상임위는 2026년 1월부터 재정경제기획위원회로 이름이 바뀌었고, 정부안이 제출되면 계류 중인 의원안들과 함께 심사될 전망이다.
| 법안 | 발의 | 핵심 |
|---|---|---|
| 이소영 의원안7 (의안번호 제2210445호) | 2025년 5월 9일 | PBR 0.8배 미만 시 비상장 평가방법 준용, 하한은 순자산가치의 80퍼센트. 최대주주 20퍼센트 할증평가 폐지와 상장주식 물납 허용 포함 |
| 정부안1 | 2026년 8월 3일 발표 | 업종별 순위 요건 13반기 중 12반기, 시가 1.3배와 기간별 평균 중 큰 값 |
| 이훈기 의원안 | 2026년 8월 5일 | 원안 골격에 지배관계 자·손자회사 단계적 적용, 자본잠식·회생절차 기업 예외 추가 |
이훈기 의원안의 세부 조문은 보도 기준이며 의안 원문으로 확정할 필요가 있다.
무엇을 볼 것인가
앞으로 확인할 것은 세 가지다.
첫째,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심사에서 절대기준이 되살아나는지. 순위 요건을 유지한 채 문턱만 6반기로 낮추는 절충이라면 저PBR 요건의 잠재 대상은 220곳 수준까지 넓어지지만 순위만 벗어나면 된다는 회피 구조는 그대로 남는다.
둘째, 평가심의위원회의 입증 기준이 시행령에서 어떻게 규정되는지. 소명 통로가 넓으면 앞의 요건이 아무리 촘촘해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는다.
셋째, 할증률 30퍼센트가 움직이는지3. 대상 기업의 평균 PBR이 0.27배인 집단에서 30퍼센트 할증만 적용되면 순자산의 3분의 1 수준에 평가액이 정해진다. 이 숫자가 그대로라면 대상을 넓혀도 효과는 제한적이다.
여기에 정부가 아직 내놓지 않은 것이 있다. 6반기 기준과 12반기 기준 각각의 적발률과 오탐률, 그리고 행위요건이 저PBR 요건의 누락을 얼마나 메우는지다. 좁은 기준을 고른 것 자체는 오탐을 줄이려는 합리적 설계일 수 있다. 다만 그 판단을 뒷받침할 수치가 공개되지 않은 상태에서, 공개된 유일한 숫자가 120곳이라는 사실이 논쟁을 만들고 있다.
법안의 이름은 방지법이다. 이름값을 하는지는 저PBR 요건에 걸릴 120곳이라는 숫자와 30퍼센트라는 숫자가 얼마나 움직이는지로 판가름난다.
이 글은 정부가 공개한 세제개편안 원문과 공개된 보도를 정리한 것으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본문의 법안 내용은 발표된 개편안과 발의된 의원안 기준이며 국회 심사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개별 투자 상담을 제공하지 않으며, 특정 종목의 목표가나 매매 판단을 제시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참고 자료
- 2026년 세제개편안 상세본 및 보도자료 — 재정경제부, 2026-08-03
- 이소영 “‘주가누르기 방지법’ 무색하게 한 정부안…개혁 의지 후퇴” — 머니투데이, 2026-08-03
- 기업거버넌스포럼 “주가 누르기 방지법, 저PBR 상장사에 오히려 면죄부” — 디지털타임스, 2026-08-04
- 이훈기 “구멍 난 정부 세제안, 회피 기준만 알려줘”…주가누르기 방지법 재발의 — 조세금융신문, 2026-08-05
- 저PBR기업 공표제도 세부기준안 — 금융위원회, 2026-07-28
- 2026년 세제개편안 문답자료 — 재정경제부, 2026-08-03
- 민주당, 상속 위한 ‘인위적 주가 누르기’ 방지법 발의 — 이데일리 마켓인, 2025-05-09
- 상증세법 및 자본시장법 개정안: 주가누르기 방지법의 주요 내용과 기업의 대응방향 — 법무법인 세종, 2026-07-09
- 민주당 이소영 의원이 ‘주가 누르기 방지법’ 정부안을 강하게 비판 — 허프포스트코리아, 2026-08-04
- ‘주가 누르기 방지법’에 여당 의원 혹평 “국회를 바보로 아나” — 오마이뉴스, 2026-08-04
- 업종별 평균 PBR 국회 검토자료 인용 — 더벨, 2026-01-02
- ‘PBR 0.8배’ 지우고 업종별 판단, 정부가 제시한 ‘주가 누르기’ 방지법 — 비즈워치, 2026-08-03
- 여당도, 기업도 모두 ‘불만’…재검토 요구 쏟아지는 주가누르기 방지 세제개편안 — 아주경제, 2026-08-05
방송 인용은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 2026년 8월 5일 방송의 곽상준 매트릭스투자자문 대표 전화연결(33분 03초부터 40분 09초)과 8월 6일 방송 퍼니포 코너의 박시동 경제평론가 발언(1시간 41분 50초부터 1시간 55분)에서 가져왔다. 8월 6일 방송분은 자동자막이 제공되지 않아 음성인식으로 옮긴 뒤 의미가 확정되는 대목만 인용했다.
인용문 자체의 부정확성 두 가지는 본문에서 따로 짚었다. “하위 10등에서 11등”은 업종별 하위 백분위를 고정 순위로 바꿔 말한 것이고, 횡령 자진 공시는 법정 공시의무 이행일 수도 있어 그 자체가 조세회피 행위의 증거는 아니다. “실질 페널티 3퍼센트”는 세액이 아니라 주식 평가액 증가분을 순자산과 대비한 비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