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창신메모리 캐파와 점유율의 간격을 읽는 법

SK하이닉스 실적 발표를 하루 앞둔 날 반도체가 급락했다. 근거로 쓰인 창신메모리의 웨이퍼 생산능력은 마이크론에 근접했지만 시장 점유율은 그 3분의 1 남짓이다. 공정 세대 차이 때문에 웨이퍼 장수가 비트 공급으로 그대로 환산되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창신이 값을 깎지 않고 서버용 제품으로 올라오고 있다는 점을 보도값으로 확인한다. 매매 판단은 제시하지 않는다.

창신메모리의 웨이퍼 생산능력은 마이크론에 근접했지만 D램 점유율은 그 3분의 1 남짓이다. 공정 세대가 다르면 같은 웨이퍼 장수가 같은 비트로 환산되지 않는다.

사상 최대 실적을 앞두고 주가가 무너졌다

SK하이닉스는 29일 2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한 달 내 보고서를 낸 증권사 14곳의 전망을 집계한 컨센서스는 매출 84조597억원, 영업이익 64조889억원이다. 영업이익률로 환산하면 75%에서 77% 구간이고, 작년 2분기보다 영업이익이 약 17조원 늘어난 수치다1.

제품을 100원어치 팔면 75원이 영업이익으로 남는다는 뜻이다. 제조업에서 보기 드문 숫자이고, 매출과 이익 모두 사상 최대 기록 경신이 예상된다.

그런데 발표를 하루 앞둔 28일, 이 회사 주가는 장중 두 자릿수로 빠졌다. 코스피는 8%대로 밀려 서킷브레이커가 걸렸고 삼성전자도 비슷하게 무너졌다.

실적 우려였다면 이런 모양이 나오지 않는다. 사상 최대 실적을 앞둔 회사를 실적 걱정으로 팔지는 않는다. 시장이 판 것은 실적이 아니라 그 실적이 지속될 수 있느냐였고, 그 의심의 이름이 창신메모리와 중국 노광장비였다.

이 글은 그 의심의 크기를 실제 숫자로 재본다.

D램 월 웨이퍼 생산능력015304560삼성전자50SK하이닉스40마이크론37.5창신메모리35단위: 만장올해 말 추정치. 삼성·SK하이닉스는 제시 구간의 하단값. 출처: 시트리니 리서치·트렌드포스
D램 월 웨이퍼 생산능력 · 자체 제작 차트 · 매매 판단 지표 아님 · 출처: 디지털타임스

캐파만 보면 이미 마이크론 옆이다

창신메모리의 D램 생산능력은 현재 월 30만장을 넘었고 올해 말 35만장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기관 추정치를 기준으로 같은 시점의 경쟁사 능력은 마이크론 월 37만5000장, SK하이닉스 40만장에서 50만장, 삼성전자 50만장에서 60만장이다2.

숫자만 놓으면 창신은 이미 마이크론의 93% 수준까지 올라와 있다. 세계 3위 업체의 생산능력을 사실상 따라잡은 것이고, 여기에 상장으로 조달한 자금이 얹힌다. 상장 첫날 장중 시가 대비 454.5%까지 올라 시가총액 3조2100억위안, 우리 돈 약 695조원을 기록했다3.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719% 늘었다4.

이 조합을 보면 시장이 겁먹은 이유는 이해가 된다. 문제는 이 숫자를 공급 증가분으로 바로 환산할 수 있느냐다.

웨이퍼 한 장이 같은 비트를 뱉지 않는다

같은 시장조사기관의 1분기 D램 점유율은 삼성전자 38.5%, SK하이닉스 28.8%, 마이크론 22.4%다. 창신은 약 8%로 4위이며, 직전의 3%에서 올라온 수치다24.

여기서 어긋남이 드러난다. 창신의 웨이퍼 생산능력은 마이크론의 93%인데, 시장 점유율은 마이크론의 3분의 1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웨이퍼를 비슷하게 넣는데 시장에서 차지하는 몫은 3분의 1이다.

이유는 공정 세대에 있다. 창신은 19나노급에서 16나노급으로 미세화를 진행하는 단계이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은 11나노급까지 내려와 있다4. 웨이퍼 한 장에서 잘라내는 다이의 수가 다르고, 같은 용량을 만드는 데 필요한 면적이 다르다. 웨이퍼 장수가 같아도 비트 산출량은 같지 않다.

캐파를 공급으로 바로 읽는 계산은 이 구간을 건너뛴다. 월 35만장이라는 숫자가 무섭게 들리는 것은 그 장수가 최신 공정에서 나오는 비트로 환산된다고 암묵적으로 가정하기 때문이다. 실제로는 그렇지 않고, 점유율 8%라는 실측치가 그 차이를 이미 보여주고 있다.

추정 기관 사이 편차도 크다. 연말 점유율을 20% 안팎으로 보는 시각이 있는 반면2, 노무라는 현재 약 10%에서 2028년 말 18%에 이를 것으로 본다. 같은 회사의 같은 캐파를 놓고 점유율 전망이 이만큼 갈린다는 것 자체가, 웨이퍼에서 비트로 넘어가는 환산이 확정된 계산이 아니라는 뜻이다.

창신메모리는 마이크론의 몇 퍼센트인가027.955.883.7111.693웨이퍼 생산능력36D램 시장 점유율단위: %생산능력은 올해 말 추정치, 점유율은 1분기 실적치 기준 자체 계산. 출처: 트렌드포스·디지털타임스·뉴시스
창신메모리는 마이크론의 몇 퍼센트인가 · 자체 제작 차트 · 매매 판단 지표 아님 · 출처: 디지털타임스·뉴시스 보도값 자체 계산

통설이 어긋나는 자리, 창신은 값을 안 깎고 있다

시장이 창신을 파는 논리는 보통 이렇게 요약된다. 값싼 중국산 범용 D램이 쏟아져 가격을 무너뜨린다는 것이다. 창신의 증권신고서를 근거로 평균판매가격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보다 약 30% 낮다는 분석도 나와 있다5.

그런데 최근 시장에서 관측되는 것은 반대에 가깝다.

중국 온라인 유통망 기준으로 창신 D램을 쓴 64GB DDR5-5600 서버용 모듈이 1만8999위안에 팔렸는데,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D램을 쓴 같은 규격 제품은 1만8595위안이었다. 창신 제품이 오히려 약 2.2% 비쌌다. 도매에서도 창신이 동급 64GB DDR5 서버 메모리를 삼성전자의 개당 약 1240달러보다 높은 가격에 공급한 사례가 보도됐다. 화웨이에는 수개월에 걸쳐 공급가를 올렸고 화웨이가 부담 완화를 요구했을 때도 물러서지 않았다. 중국 전자 기업 여러 곳이 창신과 양쯔메모리의 가격 인상 때문에 제품 출시가 밀린다며 자국 공업정보화부에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6.

두 자료가 충돌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시점과 제품이 다르다. 증권신고서의 평균판매가격은 구형 제품 비중이 높던 과거 실적 구간의 값이고, 위의 관측은 공급이 빠듯해진 최근 시장에서 서버용 DDR5를 놓고 나온 값이다. 창신은 값을 깎아 점유율을 사는 단계에서, 값을 받고 물량을 배분하는 단계로 옮겨가는 중이다.

제품 구성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 창신은 서버와 PC용 DDR4를 2026년 중반까지 단계적으로 정리하고 있고, LPDDR5와 DDR5 비중이 전체 생산량의 약 75%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있다.

이 대목이 통념과 가장 크게 어긋난다. 시장은 창신을 저가 구형 D램의 공급과잉 유발자로 가격에 반영했는데, 실제 창신은 구형을 접고 값을 받으면서 서버 D램 쪽으로 올라오고 있다. 위협의 크기가 작다는 말이 아니라 위협의 성격이 시장이 매긴 것과 다르다는 뜻이다.

이익이 나오는 자리는 아직 겹치지 않는다

SK하이닉스의 이익률 75%를 만드는 것은 범용 D램이 아니라 고대역폭 메모리와 기업용 저장장치다. 창신은 올해 말까지 HBM3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은 이미 차세대인 HBM4를 출하하는 중이다4. 기술 격차는 범용 D램에서 1년에서 2년, HBM에서 2년에서 3년으로 평가된다2.

즉 창신이 지금 밀고 올라오는 구간과 SK하이닉스가 이익을 뽑는 구간은 아직 같은 자리가 아니다. 28일 시장은 그 구분을 하지 않고 팔았다.

다만 방향은 분명하다. DDR4를 접고 DDR5로, 다시 서버와 HBM으로 올라오는 순서는 창신이 공개적으로 밝힌 경로다. 지금 안 겹친다는 사실과 앞으로도 안 겹친다는 전망은 다른 이야기이고, 겹치기 시작하는 시점이 언제냐가 이 사안의 본질이다.

장비 쪽 이야기는 별도로 다뤘다. 중국이 침지식 심자외선 노광기를 자체 생산하기 시작했다는 보도가 같은 날 유럽 장비주를 흔들었는데, 그 다섯 대가 증설이 아니라 규제 대비용 대체에 가깝다는 점은 중국 노광장비, 다섯 대로 무엇을 만들 수 있나에서 정리했다.

내일 실적에서 볼 것

숫자 자체는 이미 컨센서스에 들어가 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망치를 얼마나 넘느냐보다, 다음 세 가지가 이 사안에 대한 답을 준다.

첫째, 제품 믹스다. 전체 매출에서 고대역폭 메모리와 서버용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 그리고 범용 D램의 비중이 어떻게 움직였는지다. 창신이 올라오는 구간과 회사 이익의 무게중심이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를 보여주는 값이다.

둘째, 가이던스에서 공급 계획이다. 내년 웨이퍼 투입과 설비투자를 어떻게 잡는지가 회사 스스로 공급 환경을 어떻게 보는지에 대한 답이다.

셋째, 중국 경쟁에 대한 회사의 언급이다. 컨퍼런스콜에서 이 질문은 반드시 나온다. 회사가 범용과 고부가를 나눠 답하는지, 아니면 전체 수급으로 뭉뚱그리는지가 시장의 프레임을 바꾼다.

정리하면 이렇다. 28일 하락은 실적에 대한 판단이 아니라 지속성에 대한 의심이었고, 그 의심의 근거로 쓰인 캐파 숫자는 비트 공급으로 그대로 환산되지 않는다. 창신의 점유율 8%와 캐파 93%라는 두 숫자의 간격이 그 사실을 이미 보여주고 있다. 그럼에도 창신이 값을 깎지 않고 서버용 제품으로 올라오고 있다는 점은 시장이 매긴 것과 다른 종류의 위협이며, 그 방향은 실적 발표에서 회사가 믹스를 어떻게 설명하는지로 처음 확인된다.

참고 기사

  1. SK하이닉스, 2분기 영업익 64조원 전망…이익률 75% 넘을 수도 — SBS Biz, 2026-07-26
  2. 보폭 확 키운 中 창신메모리, 세계 3위 美 마이크론 넘본다 — 디지털타임스, 2026-07-27
  3. 창신메모리 상장 첫날 급등 — 이데일리, 2026-07-27
  4. D램 기술 2~3년 뒤진 中 창신메모리, 매출 719%↑…HBM 넘본다 — 뉴시스, 2026-07-20
  5. CXMT 증권신고서 해부…30% 싼 D램으로 삼성·하이닉스 물량 뺏는다 — 뉴스핌, 2026-07-20
  6. 中 D램도 안 싸다…CXMT, ‘가격 파괴자’ 대신 공급자 우위 올라타 — 이코노미트리뷴, 2026-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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